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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산행일기-90

조회 수 11541 추천 수 0 2013.01.25 20:04:03

 
                           산행-90                                       1993.11.1.

어제 한라산에 첫눈이 내렸으나 워낙 날씨가 나빠 오늘에야 방문. 03시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밤새 날이 개었다.
음력 9월 18일, 달이 밝아 눈부시고 한라산의 윤곽이 뚜렷하다.
택시로 출발, 영실에 도착하니 04:50. 군데군데 눈이 쌓였다.

무서움!  숲 속 길 위에 흔들리는 나무 그림자도, 산행하는 내 그림자도 무섭기만 했다. 오늘따라 왜 그런지
모르겠다. 영실 계곡을 지나 눈부신 달을 정면으로 보며 능선을 오르는데도, 눈부신 달이 영문 모를 무서움으로 다가왔다.
라디오를 꺼내 이어폰을 연결하고, 볼륨을 올려도 무서움은 그대로였다.
되돌아가고 싶을 정도. 그러나 되돌아 갈 차도 없다. 무서움에 너무 긴장을 한 때문이지 몸이 굳고 물체가 뚜렷이
보이질 않을 정도.
해발 1500미터 부근 등산로에 머리를 숙이고 주저앉아 여명으로 주위가 좀 훤해 질 때까지 꼼짝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있었다.

선작지왓에서 여명과 일출을 촬영했다. 적설량은 10cm 정도. 대피소에서 이재옥씨를 만났다. 커피 한 잔.
어리목코스로 하산하며 만세동산에서 붉은 열매와 상고대를 촬영했다.
집에 도착하니 12:08.

태초에 이브보다 먼저 혼자서 태어난 아담도 무서움을 알았을까. 또 외로움을 알았을까. 아마 무서움 외로움 다
몰랐을 것이다. 알았다면 얼마 못 가 죽었을테니까. 그리고 죽었다면 무서움보다는 외로움 때문에 죽었을 것 같다.

혼자서 야간산행을 그렇게 하고도 항상 무섭다.
그리고 때도 없이 밀려드는 외로움과 뜻 모를 그리움-.
하나 먹으면 간이 붓던지 해서 무서움이나 외로움 같은 게 없어지는 그런 약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  

 

* 선작지왓 여명/1993.11.1

006.jpg



 


profile

함덕해안 / 김봉신

January 26, 2013
*.8.76.22

향님은 그 약이 없어도

참 사진 !  참 영상을  벗삼아

오랜 세월 외로움과  그리움 무서움까지도  녹여 오신 게 아닐까 !

즐겁게 한참 머물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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