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도를 아시나요?
sun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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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도에 가며/2009년 9월 19일





모도행을 기다리며


젊은 날의 가을병이 아직도 낫지 않았나보다.
아니, 나은 듯 하다가도 해마다 가을이 되면 다시 도지나 보다.
지난 해 시월 여서도에서 만난 문계근 씨는 슬라이드쇼 "아름다운 제주"와 여서도 여행 후 만들어 보낸 "신비의 섬 여서도"를 보고는 자신이 사는 모도를 촬영해서 그렇게 만들어 달라고 몇 번이나 전화를 했었다.
그래서 늦은 가을이나 겨울보다는 신록이 무르익을 때인 내년 5월 중순 쯤 가면 사진도 보기 좋을 것이니 그때 갈게요 했었는데 금년 5월이 다 가도록 내게 뭔 사정이 있어 못 가고, 6월엔 병원에 들락거리고, 7월엔 백두산 다녀오느라, 8월엔 너무 더워서 등등의 한도 끝도 없는 핑계로 인해 꾸물거리다가 마침내 9월 19일로 날짜를 잡았다.

가서 며칠이나 있으면서 사진을 찍을지는 모르지만 그건 가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섬에 간 후 계속 풍랑이 심하면 여서도처럼 예쁜 여인 만나 애 하나 낳아서 섬을 나갈 지 애 중학교 입학 시킨 후 섬을 나갈 지 그걸 낸들 어찌 알까 싶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모도엔 여서도처럼 청산초등학교 모도분교장이 있는데 전교생이 여섯 명이다. 금년엔 입학한 아이가 한 명도 없는지 1학년생은 없고 2학년은 3명, 3.4학년은 없고 5학년 2명과 여학생 1명뿐인 6학년은 합반이다.

그렇게 날짜를 잡고 나서 문계근 씨에게 연락을 하고 여행 때마다 하는 준비를 시작했다.
아니, 그럼 지난해 시월부터 지금까지도 1년이 다 가도록 모도에 갈 준비는 하지 않은 거냐고?
문계근 씨가 들으면 펄쩍 뛸 말이지만 사실 문계근 씨가 처음 모도로 와달라고 했을 때 내년 봄에 갈게요 한 건 건성이었다. 아니, 건성이라기보다는 거짓말에 가깝다.
실은 모도에 갈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었다.
모도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니 모도에 가는 게 싫다고도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배를 두 번 씩이나 타고 가는 데 하루 오는 데 하루 걸려 갈만한 소위 매리트라는 게 없었다.

모도는 완도에서 너무 가깝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여서도는 일출봉에서 처음 봤을 때 수평선 끝 해무 속에 아스라하게 나타난 모습만으로도 저 섬에 누가 살까 궁금증이 일어 가보고 싶었고 더구나 그 섬이 말 그대로 육지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낙도라는 데 궁금증이 더해지기도 해서 결국 '천신만고' 끝에 찾아갔지만 모도는 완도에서도 '너무' 가까웠다.
이래가지고는 섬에 다녀왔다고 해도 이야깃거리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그래도 가기로 했다.
섬 이야깃거리 없어도 거의 한 달에 두세 번씩 안부 전화하는 문계근 씨의 순진한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착한 사람의 마음 그렇게 무시하면 벌 받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서, 대모도의 모서리 항구에서 '모도민박'집을 하는 문계근 씨 집에서 진을 치고 소주 한 잔 하고 배 타고 소모도 대모도 뱅뱅 돌며 사진도 찍고 그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 모르지 않는가.
거기까지 간 김에 다시 여서도를 방문해서 민박집 내외분을 만나게 될지 아니면 제주에 오던 해부터 한 번 가봐야지 했던 보길도 그리고 요즘 느리게 살자며 뜨고 있는 청산도까지 가 볼 지 모든 게 내 마음에 달렸고 내 변덕에 달렸다.

원래는 이군도 함께 가기로 했다. 가을바다를 배타고 다니는 여행도 근사하고 우리나라 전복의 70~80%를 생산한다는 완도에서 전복도 실컷 사먹고 그러기로 했는데 날짜 정하고 나니 안 가겠단다.
그래도 난 이군에게 조금도 뭐라 하지 않는다.
그런 변덕도 없으면 누가 여자라 하겠는가.
여자의 변덕은 무죄다.
그리고 나 혼자 찾아간 모도에서 한 눈에 반할 예쁜 여인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모도는 완도에서 남쪽으로 10km 떨어진 바다에 떠있는 작은 섬이다.
여서도 갈 때 보니까 완도항을 떠난 후 먼저 소모도에 들르고 바로 곁의 대모도엔 먼저 동쪽의 모동리에 들른 후 반대편의 모서리에 들렀다.
내가 가서 진을 칠 곳은 모서리에 사는 문계근 씨 댁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수령 500년이나 되는 팽나무가 있다는데 문병채 어르신 댁이 아닐까 싶다. 지난 해 여서도 가는 배 안에서 '모서리에 큰 팽나무 있는 집이 우리 집'이라고 하셨다.

모도는 관광지도 아니고 많은 사람이 사는 곳도 아니어서인지 인터넷을 검색해도 그럴 듯한 내용이 없다.
백과사전에는 이렇게 되어있다.

대모도 [大茅島]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모도리에 딸린 섬"이라고 되어 있는데 대모도와 소모도의 두 섬 중 소모도에 대한 말은 없다.

위치 전남 완도군 청산면 모도리
면적 5.83㎢
크기 해안선 길이 21.7㎞
인구 256명(2003년 기준) * 2009년 현재는 200명이 살고 있음.

모도에서의 일출일몰 월출월몰 시간과 방위각을 찾아봤다.
완도기준
9월 20일 기준 일출 89도 06:19분 일몰 271도 18:33분
9월 20일 기준 (음력 7월 28일) 월출 07:43분 월몰 19:04분

달구경은 못하겠다.
섬에서 달을 못 본다는 게 좀 아쉽다.
지난 해 가을 여서도에서 본 달빛 비치는 새벽바다의 아름다움이 떠올랐다.


9월 15일
문계근 씨에게 전화를 해서 반 달 전에 약속한대로 19일 날 가긴 가는데 이군이 일이 있어 나 혼자 갑니다 했더니 "아이 참, 같이 오랑께~!!" 하며 아쉬워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집에 컴퓨터를 사다놨는데 인터넷은 없지만 컴퓨터도 좀 가르쳐 달라고 한다. 사진도 하지 않는 문계근 씨에게 컴퓨터로 뭘 가르쳐줘야 할 지 모르겠지만 일단 가서 보자고 했다.
문계근 씨에게 가르쳐주려고 photoshop과 myslideshow를 노트북에 담았다.


9월 18일
오후 2시 20분 비행기로 이군은 서울 작은 아이 집으로 날아갔다.
그렇잖아도 가고 싶어하다가 내가 모도에 간다니 '때는 이때다'하고 먼저 떠나버린 것이다.
주부가 툭하면 집을 비우고, 세상 참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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