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알프스 트레킹
2016 Alps Trek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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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일차-07월 01일/인터라켄-라우터부룬넨-뮈렌-라우터부룬넨-인터라켄-스피즈-비스프-체르마트
Interlaken-Lauterbrunnen-Murren-Lauterbrunnen-Interlaken-Spiez-Visp-Zermatt

촬영배낭을 잃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피곤해서인지 아랫입술 안쪽이 해지고 터졌다. 불과 4일째인데 이러니 앞으로의 일정이 좀 걱정이다. 오늘은 인터라켄에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후 체르마트로 가는 날이다. 트레킹코스도 짧고 원만해서 등산화 아닌 샌들을 신고서도 걸을 수 있다고 한다.
조반 후 짐을 먼저 체르마트로 보내기 위해 모두들 배낭을 멘 채 캐리어를 끌고 숙소에서 가까운 인터라켄 웨스트역에 갔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미풍 소풍 가기 좋은 날씨다. 그런데 웨스트역에 어슬렁어슬렁 도착하고 보니 뭔가 좀 허전하다. 뭐지... 왜 이렇게 허전하지... 그러고 보니 내 등에 촬영배낭이 없다. 카메라 렌즈 삼각대 메모리카드 등이 든 배낭이 언제나 내 등에 있어야 하는데 없다. 배낭을 숙소에 두고 온 것이다. 사진한다는 내가 촬영장비가 든 배낭을 두고 숙소를 떠나다니.... 현기증이 났다. 캐리어를 김형에게 맡기고 숙소로 뛰어갔다. 프런트에서 키를 받아 묵었던 방에 들어가 봐도 배낭이 없고 아침을 먹었던 식당에 가 봐도 배낭이 안 보인다. 배낭이 없다. 이걸 어쩌나....!! 온몸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눈앞이 캄캄하다.
다행히 배낭은 프런트가 있는 로비의 소파 옆에서 발견되었다. 숙소를 나가기 전 로비에서 잠시 쉴 때 벗어놓고 그냥 나가버린 거였다. 장가가는 놈이 뭐 떼 놓고 간다더니.... 신문에 날 일이다. 이젠 잘 때도 배낭을 메고 자야겠다.
짝지 김형은 웨스트역에서 내 캐리어를 부치고는 나를 위해 다시 숙소로 달려 와서 나와 함께 오스트역으로 동행했다. 김형의 그런 배려가 너무나 고맙다. 제발 이러지 말자, 제발 정신 좀 차리자. 제주에서 함께 사진을 하는 임프로가 봤다면 ‘연식은 정말 어쩔 수 없다’고 한 마디 했을 것이다.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라우터부루넨을 경유 뮈렌으로 달렸다. 상당히 급경사인 철로를 어떻게 이렇게 쾌속으로 달릴 수 있는지 다시금 감탄했다. 창밖으로는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가 삼형제 힘자랑 하듯 버티고 있다. 검은 숲과 하얀 설산이 참 아름답다.
뮈렌에서 하차한 후 철길 옆을 따라 라우터부루넨까지 걸었다. 걷는 곳곳에서 동기들의 ‘영정사진’을 찍기도 하고 삼형제를 배경으로 산악열차를 찍기도 했다. 쾌청한 날씨가 아름다운 풍경을 더욱 빛나게 했다.


꼬리곰탕
오늘은 강촌이라는 한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다고 했고 인솔자가 그 식당이 어디어디에 있다고 간단히 설명을 했다. 그래서 트레킹을 마친 후 모두들 인터라켄에서 내려 강촌으로 가는데 난 이럴 때 깜짝 놀라곤 한다. 일행 몇몇이서 아침에 오던 큰 길로 그냥 가지 말고 이왕이면 강변도로를 따라 근사한 풍경도 보면서 다른 길로 가자고 하길래 얼떨결에 따라가는데 어떻게 처음 가는 길을 이렇게 한 번 틀리지도 않고 남에게 묻지도 않고 막바로 찾아가는지 난 그게 도무지 신기하기만 하다. 나 같으면 오던 길로 그대로 가도 찾아갈까 말까 하는데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머릿속에 GPS가 들어 있는 걸까. 하도 신기해서 어떻게 이렇게 찾아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도리어 나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아 뭐 이거 빤 한 거 아니냐는 대답이다. 남들은 빤하다는 게 난 왜 이렇게 빤하지 않을까.

도착 다음날 새벽 거리 메모를 하다가 태극기가 걸린 건물을 봤는데 바로 그 집이 강촌이었다. 모두들 꼬리곰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불과 며칠만인데도 우리 음식이 반갑고 맛있다. 꼬리곰탕과 밥과 깍두기, 돼지고기 두루치기, 미나리무침 등 음식이 모두 맛있어 행복했다. (실은 난 꼬리곰탕이라는 이름의 음식을 이날 처음 먹어봤다)
한산한 인터라켄은 거리에 교통신호등이 없다. 그렇다고 교통사고가 많을 것 같지도 않다.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운전하고 거리가 복잡하지도 않아서 그럴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인터라켄에 있는 동안 한 번도 경찰을 본 일이 없다.(인터라켄 체르마트는 물론 샤모니에 있는 전 일정 동안 한 번도 경찰을 본 적이 없다.)


체르마트로 이동
15:30분 인터라켄을 출발해서 두 시간 반을 달려 체르마트의 버터플라이 호텔에 도착했다. 3일간 우리가 묵을 곳이다. 체르마트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마터호른의 큼직한 사진인데 이번 트레킹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둔 봉우리가 마터호른이고 마터호른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인터넷을 수 없이 서핑하며 자료를 모으기도 했다.

숙소 가까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맛있는 스프와 샐러드, 감미로운 스테이크와 감자, 그리고 그린빈과 초콜릿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이번 트레킹 동기인 박문호 사장이 쏜 맛있는 와인도 한 잔 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집에서 늘 먹는 메뉴인 스테이크와 와인 등 모두가 꼭 그대로다. 정말이냐고? 정말 매일 이렇게 먹느냐고....? 정말인지 아닌지 한 번 와 보시길 바란다.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 만리장성 짜장면 한 그릇도 진수성찬으로 먹을 수가 있다. 마음먹기에 따라선.
체르마트는 한적한 인터라켄에 비해 상당히 북적거린다. 거리엔 사람들이 넘친다. 무슨 축제가 있는지 평상복을 입은 많은 사람들이 각기 악기를 연주하고 주위의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흥겨워하는 모습이다. 참 즐겁게들 산다.


엘리베이터
체르마트에서의 숙소는 인터라켄에서의 숙소보다 좀 나은데 한 가지 놀란 건 엘리베이터다. 얼마나 작은지 약간 과장하자면 두 사람이 마주 서면 서로 입술이 닿을 정도다. 그리고 원하는 층에 도착해서는 출입문을 손으로 밀어서 열어야 한다. 자동적으로 열리지 않는다. 그걸 모르고 처음 김형과 나는 1층과 2층을 몇 번이나 왕복하면서 문이 안 열린다고 투덜대기도 했다. 아참, 인터라켄이나 체르마트나 우리가 1층이라고 하는 데를 여기에선 0층이라고 하고 우리가 2층이라고 하는 데를 여기선 1층이라고 한다. 1층이건 2층이건 상관없으니 스위스의 호텔들은 제발 한국의 엘리베이터를 수입해서 설치하기 바란다.

알프스 트레킹이 히말라야 트레킹에 비해 결코 수월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히말라야처럼 고산을 계속 걷지는 않지만 워낙 이동이 많아 나 같은 경우엔 미아가 될까 늘 긴장을 해야 하고 그래서 스트레스도 크다. 차라리 히말라야를 걷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며칠간 사진을 찍고 일행들을 따라가기 위해 뛰다시피 빠르게 걷는 일이 반복되어서인지 종아리에 알이 배겼다. 그리고 사진촬영하면서 무리한 자세를 취해서인지 허리까지 시큰거린다. 숙소에 돌아와 사진을 체크하고 있는데 짝지인 김형이 욕조에 따뜻한 물 받아놨으니 몸을 좀 담그란다. 그래서 시키는 대로 했더니 허리와 정강이에 동글동글한 파스 같은 걸 여러 곳에 붙여주기도 했는데 신기하게도 즉효가 있다. 객지에서 내게 든든한 후원자와 주치의까지 생겼다. 이 무슨 복인지 모르겠다.

체르마트에서는 청정환경을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고 공해가 없는 전기차만 다닐 수가 있다는데 거리와 역 등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자동차 배기가스보다 담배연기는 덜 해로운 것일까.

해가 질 무렵 마을 가운데를 지나가는 계곡물의 다리 위에서 마터호른의 석양빛을 담으려 했으나 구름이 많아 마음에 드는 사진을 담지는 못했다. 3일간 있는 동안 기회가 있겠지.





이 아름다운 풍경을 3일째 매일 본다.




뮈렌으로 가는 열차안에서 담았다.










뮈렌역






아이거
















좌로부터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인터라켄을 가로지르는 아레리버






한식집 강촌에서 점심을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꼬리곰탕




체르마트의 첫날 만난 마터호른




체르마트의 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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