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알프스 트레킹
2016 Alps Trek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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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일차-06월 28일/제주-서울-인천-취리히-인터라켄
Jeju-Seoul-Inchon-Zurich-Interlaken

옅은 안개가 흐르고 비가 내리는 축축한 날씨. 이군은 밤에 잠이 깰 때마다 밖을 내다 봤다. ‘안개가 끼지 말아야 하는데....’ 오랜 시간 기다렸던 남편의 여행길이 혹여 안개 때문에 지장을 받을까 염려했다. 금년 들어 벌써 몇 번이나 안개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되었던 터라 가능하면 하루 전에 인천에 가서 자고 다음 날 떠나는 게 안전한 줄 알지만 그러기에는 비용과 시간보다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어제부터 아침 저녁으로 다아아목스 125mg씩을 복용했다. 해발고도 568m인 인터라켄 도착 다음 날인 2일차에 해발 3,454m인 융프라우요흐에, 그것도 불과 2~3시간 만에 오르는 일이 마음에 걸려서다. 이제까지 그런 고도를 그렇게 급격하게 오른 적이 한번도 없다. 고소증이 산악인이나 트레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지난 2011년 4월 쿰부히말라야를 걸으면서 직접 보게 되었다. 해발고도 3.440m인 남체에서 일행 중 한 사람에게 고소증이 생겨 전날 묵었던 팍딩으로 하산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은 몇 년 전 8.000m급 고봉인 안나푸르나 1봉 정상에 올랐는데도 그런 일이 생겼다. 더구나 이번의 알프스처럼 불과 몇 시간만에 남체에 오른 게 아니라 전날 카트만두에서 루클라를 거쳐 팍딩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종일 천천히 걸어 남체에 도착했는데도 고소증에 걸렸다. 그래서 고소증을 예방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하고 그래야 고소에서도 정상적인 사진촬영을 할 수가 있다. 5일차에 3,883m인 마터호른 파라다이스에 오르는 건 그 다음 문제다.

늘 03:50이면 기상했는데 오늘은 04:30분에 일어났다. 밤에 몇 번이나 잠이 깨어 머릿속이 어수선하지만 컨디션을 좋다. 이미 몇 번이나 체크한 목록을 다시 한 번 훑어보면서 빠진 건 없는지 체크했다.
07시, 함께 사진을 하는 임프로가 와서는 공항까지 태워다 줬다. 짐이 세 개다. 큼직한 캐리어 하나와 배낭, 그리고 벨트팩이다. 벨트팩을 가져갈까 말까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가져갔다. 정 불편하면 접어서 캐리어에 넣으면 될 것이다.

1년 반을 기다린 여정이 시작되었다. 08:55분에 제주공항을 출발해서 김포공항으로 다시 인천공항으로 갔다, 서울 사는 친구는 점심 사주겠다고 인천공항까지 와서는 밥은 안 사주고 두툼한 여비를 주고 갔다. 벌써 몇 번 째나 내가 트레킹할 때마다 이러는 친구다. 씰데 없이.

오후 한 시 무렵 이번 트레킹 인솔자인 박장순 이사를 반갑게 만났다. 5년 전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후 다시 만났는데도 하나도 안 변하고 새카만 얼굴 그대로다. 여전히 건강미와 자신감이 넘친다. 14:45 카메라의 Date를 7시간 뒤인 07:45분으로 수정했다. 스위스는 우리보다 일곱 시간이 늦다고 한다. 16:45분 우리를 태운 대한항공의 KE917기는 예정시간보다 15분 늦게 인천공항을 이륙했다. 튜닝이 잘 된 비행기나 자동차의 엔진 소리는 듣기가 참 좋다. 육중하면서도 믿음직해서 그렇다.
이제 됐다. 이제 비행기가 알프스가 있는 데로 날아가면 된다. 참 오래 기다린 순간이다. 이번 트레킹을 함께 할 동기들은 나를 포함 16명과 인솔자 1명, 그중 12명은 부부고 솔로가 네 명이다. 원래 21명이 신청했다가 여러 사유로 5명이 줄었다.

지루함을 잊으려고 핸드폰에 저장된 음악을 들었다. 안예은의 ‘하얀 원피스’를 비롯 몇 곡과 요절한 가수인 남정희의 ‘새벽길’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듣기도 했다. 그래도 탑승 7~8시간이 지나자 온몸이 마비되는 것 같다. 12시간의 비행이란 내게 무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어쩌랴, 도중에 내려 밖으로 걸어 다닐 수도 없으니.
저녁으로 나온 낙지복음덮밥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몇 시간인가 지나자 또 밥이 나왔는데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 먹었다. 먹어야 걸을 수 있고 그래야 사진도 찍는다.
앞좌석 등받이에 있는 모니터에서 비행정보를 보니 바르샤바 부근의 상공인데 비행기는 시속 837km 고도 11,582m로 날고 있다. 에베레스트보다 훨씬 높은 위를 날고 있다.
바르샤바 여긴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여기에도 긴머리 짧은치마를 따라다니는 총각이 있을 것이고 나처럼 툭하면 집을 떠나 먼 길 나서는 사람이 있겠지.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 살고 있겠지. 우리 시간으로 밤 1시인데도 밖은 아직 낮이다.

현지시각 19:22분, 비행기는 인천에서 9,483km를 12시간 동안 날아 스위스의 취리히공항에 착륙했다. 인천에서 15:45 분에 출발해 밥 두 번 먹고 몸살 나게 왔는데도 아직 19:22분이라니... 국제선을 날아다니는 비행기 승무원들은 어떻게 이런 시차를 극복하고 건강을 유지할까. 멋지게 보이기도 하는 승무원들의 직업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스위스에서의 첫 컷은 공항에 있는 스위스 국적기다. 빨간 바탕에 흰색 열십자가 그려진 이 비행기를 난 처음 본다.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꾸물거리고 꾸물거려 오래 서 있었지만 카트만두를 생각하고 위안을 삼기로 했다. 모름지기 세계 각국의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은 대한민국 인천의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와서 배우길 바란다. 정말이다.

20:25분,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융프라우 자락에 있는 인터라켄으로 출발했다. 저녁빛에 물든 스위스의 작은 도시를 그리고 들녘을 버스가 달린다. 아름다운 전원풍경이 이어지기도 하고 작은 도시의 퇴근시간일까 차가 조금 밀리기도 한다. 도대체 여긴 몇 시에 해가 질까. 몇 시에 밤이 될까. 21시인데도 아직 낮이다.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인터라켄의 CITY HOTEL OVERLAND라는 호텔에 도착해서 서울에서 함께 온 김응겸 님과 224호실을 배정 받았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한 시간, 그리고 인천까지 다시 30분, 인천에서 취리히까지 12시간, 취리히에서 인터라켄까지 3시간 반 동안을 달리고 날아 대기시간 포함 도합 스물한 시간 만에 스위스 융프라우의 산자락 인터라켄에 도착했다. 길고 긴 하루다.





제주공항엔 비가 온다.




김포공항




취리히로 낧아간다.








거의 다 왔다.




취리히 공항










인터라켄으로 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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